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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질, 은퇴 선언하면서 독일 사회에 남긴 뼈있는 일침

2018.07.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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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길 때만 독일인이었고 질 때는 이민자였다"

외질이 뼈 아픈 인종차별을 폭로하며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독일 축구선수 메수트 외질(Mesut Özil, 29· 아스날 FC)는 4장이나 되는 장문으로 독일 정치계, 언론계, 축구계로부터 받은 인종차별을 거론하며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외질은 글을 열며 본인이 독일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가족들이 터키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두 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논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시작을 앞둔 지난 5월 그가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터키 대통령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이 만남은 어떤 정치적인 색채 없이 자선과 교육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러나 독일 언론은 "외질이 독일을 존중하지 않고 정치적 차원에서 터키 대통령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외질이 터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은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됐다.

이 소식에 외질에 대한 독일 내 여론은 급속도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갔다. 최근 몇년 사이 독일과 터키의 냉랭해진 외교 상황 때문이다. 

한때 터키와 EU(유럽연합) 최대 교역국이자 동맹국일 정도로 가깝게 지냈던 독일은 지난 2016년 터키 내에서 벌어진 군부 쿠데타 사건을 계기로 각종 외교 마찰을 빚으며 신경전을 이어오고 있다.

또 언론들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이 본선 진출에 실패했을 때도 외질이 보여준 퍼포먼스가 아니라 그의 혈통을 비판했다.

여론이 안 좋아지자 스폰서들도 외질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외질은 한 파트너 회사 주최로 모교를 방문하기로 계획했으나 파트너 회사가 이 이벤트를 취소하면서 일정이 어그러지기도 했다.

그는 독일 축구협회에도 거센 비판을 쏟아냈는데 그 대상은 주로 독일 축구협회장 라인하트 그린델(Reinhard Grindel, 56)이었다. 그는 그린델과의 갈등으로 인해 러시아 월드컵 동안 기자회견에도 불참했다.

이 밖에도 많은 독일 유력인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냈다. 한 유력인은 외질에게 "아나톨리아(터지 지명)로 꺼지라"고 독설을 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외질은 결국 "더 이상 독일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2009년 국가대표로 데뷔한 업적은 이제 잊혀졌다"며 "인종차별적인 사람들은 두 전통을 지닌 선수들이 팀에서 뛰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최근 사건들로 인해 많은 생각을 했고 무거운 마음이지만 나는 인종차별과 무례함을 느끼면서 독일을 위해 뛰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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