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2차전 복기
기업은행은 PO 2차전에서 예상치 못한 1-3 패배를 당했다. 스탯을 먼저 살펴보면 메디는 그래도 제몫은 했다. 점유율 50% 정도에 공격 성공률 40% 대를 찍었다. 단 나머지 국내선수들의 지원이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스탯에 드러나지 않는 부문. 기본적으로 우왕좌왕하다 밸런스가 무너졌고 범실도 쏟아졌다. 기업은행은 정규리그 동안 메디 홀로 활약하면서도 이겼던 경기가 많다. 이 정도로 우왕좌왕하면 챔프전 진출은 어려울 수 있다.
반면 현대건설은 부진한 외인 소냐를 아예 제외하고 베테랑 한유미 카드를 뽑아들었다. 한유미는 10득점을 올렸는데 공격 뿐 아니라 리시브에서 후배 황민경과 함께 안정적인 라인을 구축했다. 상대 공격이 메디에게 집중되니 블로킹 및 수비에서도 효과를 봤다. 현대건설 센터진 양효진, 김세영 조합은 V리그 여자부 최강의 블로킹 라인이다.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
"왜 이렇게 긴장을 하나 싶었다. 멘탈이 흔들린 부분을 해소해야 한다. 훈련으로 될 문제는 아니고, 잘 추슬러서 안정감을 찾도록 하겠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국내 선수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경기를 해서 조직력이 좋아진 것 같다. 특히 한유미가 좋은 역할을 해줬다. 3차전에서도 소냐를 투입하지 않을 생각이다."
◎PO 3차전 예상
크게 흔들린 기업은행이 전열을 얼마나 잘 추스르느냐가 관건이다. 전력상 기업은행이 크게 앞선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단 메디의 퍼포먼스가 다소간 떨어졌다는 점이 걸린다. 최소한 메디를 향한 상대 블로킹 라인에 혼선을 줄 수 있는 정도로 국내 공격수들의 지원은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한 '승부사' 이정철 감독의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은 3차전에서도 소냐 대신 한유미 카드를 활용할 구상을 일부 밝혔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리시브 안정에 크게 기여했던 바 있다. 이도희 감독이 강조했던 '분배'는 이번 3차전서도 꽤 통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양효진의 중앙 속공은 상대가 알면서도 막지 못하는 옵션. 기업은행의 블로킹 라인을 무력화할 수 있다. 다만 그럼에도 이른바 '큰 공격'에선 여전히 열세다. 상대가 분위기를 다잡으면 어려운 승부를 피할 순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사진] 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