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벵거(67)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될 뻔했다. 마틴 에드워즈 전 맨유 회장이 알렉스 퍼거슨 후임 1순위가 벵거였다고 밝혔다.
때는 2001-02 시즌 일이다. 당시 퍼거슨 감독은 2001-02 시즌 후 은퇴하겠다고 선언했었다. 맨유가 무관으로 시즌을 끝내면서 구단과 재계약을 맺었지만, 맨유는 당시 후임자 물색에 들어갔다고 한다. 에드워즈 전 회장의 선택은 벵거였다.
1일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에드워즈 전 회장은 자서전 레드 글로리(Red Glory)에서 "우리의 첫번째 선택은 벵거였다"고 밝혔다. 그는 "벵거는 아스널 감독에 부임한 1996년 이후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특히 처음으로 풀시즌을 지휘하고서는 더블을 달성했다. 그 이후 힘든 시기들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당시엔 벵거가 퍼거슨을 대체 할 최고의 후보라고 우린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에드워즈는 실제로 맨유가 벵거와 수차례 접촉을 가진 사실까지 인정했다. 벵거 역시 자택에서 미팅을 갖는 등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그의 선택은 아스널 잔류였다.
에드워즈는 "우린 벵거에게 접근했고, 벵거도 약간 관심을 보여왔다. 우리 이야기를 듣기 위해 런던에 있는 그의 집에서 피터 캐년(당시 단장)과 나를 만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벵거의 맨유행 거절에는 데이비드 데인 당시 아스널 부회장과 벵거 사이 돈독한 관계에 있었다고 에드워즈는 봤다. 그는 "벵거가 데인에게 충성심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는 데인과 매우 가까웠고 또 맨유행을 거절하면서 그가 우리에게 이유 역시 데인이었다"고 했다.
2001-02 시즌 은퇴 선언을 번복한 퍼거슨은 이후 10여년 동안 더 지휘봉을 잡다가 2013년 은퇴했다. 벵거는 여전히 아스널을 지도하고 있다. 유럽 현역 최장수 감독인 그는 이미 지난달 퍼거슨이 가지고 있던 '프리미어리그 장기 집권' 기록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