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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촬영하는 범죄자를 포착해 경찰에 넘기는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버가 광고 수입에 제한이 걸렸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유튜브에서 '감빵인도자-몰카범 참교육 채널'을 운영하는 A씨는 게재한 영상 전체에 '노란 딱지'가 붙었다는 소식을 지난 16일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에 수익 창출을 신청했고 일주일여 뒤 승인돼 동영상에 광고를 붙일 수 있게 됐다. 이후 영상의 '수익 창출 사용'을 허용해뒀으나, 전부 노란 딱지가 붙었다.
노란 딱지는 구글이 유튜브에 올라온 특정 콘텐츠가 광고 게재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할 때 붙이는 노란색 달러 모양의 아이콘으로, 시청자들에게는 표시되지 않는다.
노란 딱지가 붙은 콘텐츠는 광고를 통한 수익 창출이 제한되거나 배제된다. 노란 딱지는 일차적으로 인공지능(AI)의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붙고, 콘텐츠 제작자가 이의 신청하면 구글 직원이 직접 재검토를 해서 노란 딱지가 적절한지 결정한다.
A씨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영상 속에서 욕을 남발하고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것도 광고 붙어서 수익 창출할 수 있던데 제 영상은 뭐가 문제라서 전부 노란 딱지가 붙은 거냐"며 "노란 딱지 영상 갖고 있으면 다른 영상도 노출이 안 된다더라. 그럼 제가 앞으로 올릴 영상들도 전부 노란 딱지가 붙는 건데, 그럼 전 유튜브에서 1원도 못 받는 거냐"고 황당해했다.
결국 그는 유튜브 측에 재검토 신청을 했다. 직원이 직접 시청, 검토한 결과 게재한 영상 9개 중 8개는 그대로 노란 딱지가 유지됐고 단 1개만이 노란 딱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수익 창출이 허용된 영상은 지난 7일 게재된 것으로, 제목은 '감빵 보내려는 자와 안 가려는 자의 치열한 눈치싸움. 과연 승자는?'이었다. 10분 분량의 이 영상에는 길거리에서 짧은 치마 입은 여성의 허벅지를 불법 촬영하는 남성이 경찰에 인계되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대해 A씨는 "유일하게 필터링 없이 시원하게 (불법 촬영범에게) 욕 한 영상만 광고가 붙었다"며 "욕이 없거나 삐처리 한 영상은 불건전한 영상이라 노란 딱지가 붙고, 욕 제일 많이 한 영상만 광고주가 좋아할 영상이라고 수익 창출 허가해줬다. 대체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 영상에서 그는 다른 영상들과 달리 욕설을 그대로 내보냈다. 그는 "채널에 노란 딱지 영상이 많으면 앞으로 올릴 영상들도 노란 딱지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며 "노란 딱지 영상은 알고리즘 탈 수도 없고 추천 동영상에 뜨지도 않는다고 해서 채널에 악영향만 끼치니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새 영상을 올리기 위해 노란 딱지가 붙은 기존 영상들을 삭제하고 재업로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노란 딱지 1~2개면 그냥 두려고 했는데, 9개 중에 무려 8개나 되니 힘 빠진다"고 덧붙였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별 이상한 건 다 돈 벌게 놔두면서 황당하다", "가짜뉴스 퍼뜨리는 건 노란 딱지 안 붙이고 장난하냐", "붙이라는 데에 안 붙이고 뭐 하냐", "유익한 채널인데 왜 노란 딱지를 붙이냐", "유튜브 수준 알 만하다", "검토한 직원이 의심스럽다" 등 공분했다.
한편 구글은 '광고주 친화적인 콘텐츠 가이드라인'에 따라 노란 딱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대해 구글은 "광고주가 광고 게재를 원하지 않을 만한 콘텐츠 유형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부적절한 언어 △폭력 △성인용 콘텐츠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 및 민감한 사건 등 총 11가지 기준을 통해 유튜브의 인공지능(AI)이 노란 딱지 여부를 결정한다.
[사진]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