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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지속적인 스토킹 피해를 당했던 여성 BJ 릴카가 재판 결과를 공개하자 법 제도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지난 14일 릴카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3년 동안 고통받은 스토커 재판 결과와 사건 개요를 공개했다.
스토킹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한 행사에서 스토커 A씨가 익명으로 릴카에게 꽃다발을 보냈고, 도보로 귀가하는 릴카를 미행해 거주지를 알아냈다.
이후 A씨는 릴카에게 이상한 내용의 쪽지를 보내거나 귀가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에 릴카는 방송을 통해 "스토킹을 멈춰달라"라고 호소했으나, 그의 범행은 계속됐다.
결국 릴카가 2020년 거주지를 옮겼음에도 A씨는 현관문 앞에 음식이나 물건 등을 놓고 초인종을 누르는 등의 행위를 계속했다. 하루에 1~2회 이상 찾아오는 스토커에 지친 릴카는 증거 수집을 위해 문앞에 CCTV를 설치했고, 변호사를 선임하게 됐다.
릴카는 지난해 8월 '지속적 괴롭힘 범죄'와 '주거침입죄' 위주로 A씨를 고소했다. 그는 "스토커법 시행 전이었던 관계로 경찰 신고보다는 변호사 수임을 먼저 했다"라며 "최대한 증거를 수집해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라고 밝혔다.
이후 같은 해 10월 개정된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되자마자, 릴카는 곧장 A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이는 추가 고소로 이어지게 됐다.
릴카는 "기존 주거침입 고소 건에 스토킹 처벌법을 추가해서 고소했다. 진술서 작성과 함께 접근 금지도 신청했다"라면서 "3월에 재판이 진행됐고, 4월에 판결 선고가 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A씨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스토킹 치료 명령 40시간과 벌금 10만원을 선고받았다"라면서 "벌금 10만원은 스토킹 처벌법 개정 이전의 내용이고, 징역과 집행유예는 그 이후다. 거의 3년 동안 저지른 스토킹 범죄는 벌금 10만원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릴카는 피해자들을 향해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개정된 스토킹 처벌법으로 처벌돼 벌금형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라면서도 "재판에서는 증거가 가장 중요하다. 처음 이런 범죄를 당하면 은근히 증거 수집하는 게 어렵다. '이거는 해봤자 너무 약한데?'라는 생각에 증거를 안 남긴 게 너무 후회된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증거가 없으면 없던 일이 된다. 무조건 모든 걸 다 기록해라. 영상, 캡처, 녹음, 사진, 동영상이 최고인 것 같다. 그 증거들 가지고 경찰에 신고하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릴카는 "제가 진짜 고통을 많이 받았다. 집이 나한테 주는 의미가 큰데 집이 안전하지 않은 순간부터 무너진 것 같다"라며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올해도 많이 (방송을) 쉬었고 물리적, 정신적, 금전적 피해가 엄청났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에 대해 이인환 변호사는 "보통 중한 범죄를 저질렀으면 구속되고 실형 받아서 감옥에 있어야 한다고 많이들 생각한다"라며 "맞는 말이다. 벌금으로 될 일은 아니기 때문에 재판받았고, 이 사람한테 집행유예 줄 지 실형 줄 지는 판사가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집행유예를 주는 이유는 오히려 이 사람의 범죄 재범을 막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실형을 살고 나오면 많은 사람이 더 중한 범죄자가 돼서 나온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A씨가 2년 집행유예 기간에 다른 범죄를 저지르면 법정까지 안 가고 바로 구속돼 실형을 살게 된다. 오히려 더 안심된다. 최소 2년 동안 릴카님은 안전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릴카는 지난해 12월 스토킹에 따른 정신적 피해로 장기 휴방을 선언한 뒤 지난 3월 복귀했다. 판결 결과를 본 누리꾼들은 "법 꼬라지 봐라", "우리나라 법은 스토커한테 너무 관대하다", "이런 거 보고 범죄자들이 더 설칠까 봐 무섭다", "이 정도 처벌이면 돈 내고 또 스토킹하겠다", "항상 피해자만 마음 졸이며 지내야 한다", "판결 의의는 알겠으나 참 씁쓸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