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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자친구를 무고한 여성들이 잇달아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박강민 판사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29·여)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술집에서 일하며 진 빚을 갚아주지 않은 남자친구 A씨에게 헤어지자고 요구하고, 마약 투약에 대한 변호사 비용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2020년 3월 무고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김씨는 서울 성동경찰서에 'A씨가 필로폰 주사를 태반주사라고 속이고 강제로 투약 후 강간했다', '수면제를 강제로 먹이고 옷을 벗겨 강제추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실제로는 이들이 필로폰을 투약하고 성관계를 했지만 강제추행은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박 판사는 "피고인이 뒤늦게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범행을 자백하고 있으며, A씨와 원만히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 4일 전주지법 형사2단독(부장판사 정우석)에서도 무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B씨(40·여)가 징역 1년4개월을 선고받았다.
B씨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나 성매매를 한 뒤, 연인으로 발전한 C씨를 지난해 1월 무고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B씨는 C씨가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고 중고차 매매업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는 말을 듣고 빚 7000만원을 갚아달라고 하는 등 여러 차례 돈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허위 신고해 합의금을 받아내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C씨가 마약 관련 범죄로 처벌받아 누범기간인 점을 이용했다. B씨는 전라북도경찰청에 "C씨가 성매매 대금 70만원을 갈취하고 내 팔에 필로폰을 강제 투약해 강간했다"고 진술했다. 또 사흘 후에는 성폭력 피해자라며 전북해바라기센터에도 출석해 같은 취지로 재차 진술했다.
경찰은 B씨의 진술을 토대로 C씨를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 조사에서 스스로 필로폰을 투약했고, 성관계도 합의 하에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또 70만원을 갈취한 것도 거짓이었으며, 오히려 C씨가 205만원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무고죄는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심판기능을 해하고 피무고자가 부당한 형사처분을 받을 위험에 처하게 해 죄질이 불량한 범죄"라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필로폰 투약과 관련해 증거자료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B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사정에 비춰볼 때 형량을 낮출만한 다른 사정이 없는 만큼, 원심이 부당해 보이지 않는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