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소주가 나왔을 때 소주병은 투명한 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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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투명한 소주병은 1990년대까지 사용되었다가 1990년대 중반 '그린소주'라는 소주가 출시된 이후 소주병의 색이 녹색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린소주'는 소주병에 녹색색깔을 넣어 친환경, 자연주의의 컨셉으로 출시된 소주로 소주로, 당시 사람들에게 기존의 소주보다 깨끗하고 덜 독하다는 인상을 주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에 다른 소주사들도 '그린소주'를 따라 녹색병에 든 소주를 출시하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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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소주병이 녹색으로 고착화된 것은 소주업계가 절약 차원에서 병을 공유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공병을 회수해 재사용할 때 모든 업체가 같은 모양의 공병을 회수할 수 있도록 소주업계는 소주병 디자인을 통일했다. 소주병의 공병 회수율은 97%에 달하며 재사용율도 8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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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병이 마케팅적인 이유로 녹색인 것과 달리 맥주병이 갈색인 이유는 제품의 품질과 관련이 깊다. 맥주는 발효를 시켜서 만드는 술이기 때문에 태양광에 매우 취약하다. 맥주가 태양광에 노출되면 맥주의 주성분인 '홉'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서 맥주는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갈색병에 담긴다.
또한 막걸리도 맥주와 같은데 막걸리는 유통 중에도 발효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기체가 발생한다. 기체가 발생하면서 탄산이 포화상태에 이르면 병이 폭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유리병이 아닌 '페트병'에 담겨서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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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맥주와 달리 소주는 '증류'를 통해 만들어지는 술이기 때문에 태양광에 노출되어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해서 생각해본 적도 없었던 소주와 맥주병의 색깔. 만약 색이 왜 다른지 알고 있다면 술자리에서 이야기할 '썰'이 하나 늘지 않을까?